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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영화음악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1953)

by DAVID2 2021. 9. 10.

고딩시절 첫 여친과 첫 데이트때 본 영화라 그런지 더욱 재미있고 흥미롭게 본 영화입니다.

10여년 전 첫 블로그에 올렸던 내용을 다움으로 이사하면서 2012년에 다시 올렸는데 그간 

사진과 동영상이 일부 사라져 다시 보수 보완하여 재 포스팅합니다.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1953)
감독: William Wyler
 주연: Gregory Peck,  Audrey Hepburn

 

 

영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53)은 ‘우리 생애 최고의 해’(The Best Years Of Our Lives, ‘46), 

‘황혼’(Carrie, ‘52), ‘필사의 도망자’(The Desperate Hours, 55), ‘우정 있는 설득’(Friendly Persuasion,  ’56), 

‘빅 컨트리’(The Big Country, ’58), ‘벤허’(Ben Hur, ’59),‘콜렉터’(The Collector,  ’65), ‘화니 걸(Fanny Girl, ’68)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긴 거장 William Wyler 감독이 신인 Audrey Hepburn과 ‘영원한 신사’ Ggregory Peck을

기용하여 찍은 로맨틱하고, 아름답고, 재미 있고, 따뜻한 작품이다.

우방국가 순방의 공식 여행길에 오른 유럽 어느 왕국의 공주 Ann(Hepburn)은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등을 거쳐

마지막 방문지인 로마에 도착하는데, 너무나도 딱딱하고 꽉 짜여진 공식 일정에 지친 공주는 밤늦은 시각에

숙소인 대사관 건물에서 쓰레기 收去車에 숨어 탈출하는데 성공하여 하루 동안의 ‘로마의 휴일’을 즐기게 된다.
탈출 전에 복용한 신경안정제 때문에 길거리 벤치 위에서 졸고 있던 공주를 발견한 미국인 기자 Joe Bradley(Peck)는

그녀의 정체도 모르는 가운데, 졸음 때문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공주를 어쩔 수 없이 자기 아파트에서 재우게 되고,

다음 날 아침 신문에 갑작스런 발명으로 하루 일정을 취소한다는 기사와 함께 실린 공주의 사진을 보고서야 자기가

엄청난 특종감 대박을 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대사관으로 돌아가려는 공주를 살살 꾀어(?) 하루 종일

로마 시내의 명소들을 안내하며 친구인 사진기자 Irving(Eddie Albert)을 시켜 공주 몰래 파파라치 사진을

소형 라이터 카메라로 찍어대게 한다.꼬박 24시간을 함께 지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은 어느새 어렴풋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공주로서의 의무감을 저버리지 못하는 Ann은 결국 밤 늦게 대사관으로 돌아가고

두 사람은 다음 날 오전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석상에서 남모르는 마지막 이별을 나누게 된다.

 

 

 

Hepburn의 출연 작품 가운데 또 하나의 영화인 Billy Wilder 감독의‘하오의 연정’(Love In The Afternoon)에서 

‘사랑의 도시’ 파리가 제3의 주연 역할을 하였듯, ‘로마의 휴일’에서는 ‘영원의 도시’(Eternal City) 로마가

처음부터 끝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주가 긴 머리를 싹둑 잘라서 숏컷머리(‘헵번 커트’라 불리며 크게 유행하였다)로 변신하는 미장원 앞의 Trevi 연못

(관광객이 동전을 던져 넣으면 다시 로마에 올 수 있다는 전설로 유명), 스페인 계단, 콜로세움 원형 경기장,

거짓말쟁이의 손을 물어뜯는다는 ‘진실의 입’, 소원을 적은 쪽지를 붙여두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원의 벽’ 등

로마의 많은 관광 명소들이 차례로 소개되며, 공주를 찾아나선 ‘검은 복장의기관원’들과의 활극이 벌어지는 Tiber

강가 선상 댄스파티 장소의 배경이 된 ‘싼탄젤로(Sant’ Angelo)성’은 Puccini의 오페라 ‘Tosca’의 무대로

널리 알려진 유서 깊은 사적이다.

 

로마의 여러 명소들과 함께 영화 장면들에 등장하는 정말로 작은 소형 자동차와 미니 오토바이인 스쿠터,

짚으로 싸인 키안티(Chianti) 와인병, 라이터 모양의 초소형 몰래 카메라 등 옛날을 생각나게 하여주는

소품들도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여준다.
Joe에게 아련한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었으면서도 대사관으로 돌아간 공주가 하루 동안의 무단가출(?)을 나무라는

대사와 시종들에게 ‘나는 내 의무를 잊은 적이 없다. 만약 내가 한 순간이라도 왕실과 국민들에 대한 의무를

잊었더라면 나는 여기에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결연하게 말하는 장면은 이 영화 개봉 직전에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하였던, 영국의 Elizabeth 여왕의 동생인 Margaret 공주가 민간인 Peter Townsent 대령과의

사랑을 왕실에 대한 의무 때문에 포기한 ‘세기의 비련’ 사건과 맞물려 유명한 씬이 되었다한다.

 

 

 

Roman Holiday 시작 장면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공주와 로마 주재 외국 특파원들과의 인터뷰 장면이다. 공주를 돌려보낸 후 특종기사

팔아먹기를 포기하기로 결심한 Joe는 친구 사진기자 Irving과 함께 회견장 최전려열에 서서 입장하는 공주를 맞는다. 

기자들 가운데서 그를 발견하고 흠칫 놀라는 공주는 그러나 침착하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어떤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을 빌어 ‘나는 사람들 사이의 신뢰 관계를 믿습니다’라는 메시지를 Joe에게 보내고, Joe 또한 

‘공주님의 인간에 대한 신뢰는 배반당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라는 말로 그녀를 안심시킨다. 

그리고 사진기자 Irving은 마지막 인사로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공주에게 ‘로마 방문의 기념으로…’라며 

그녀 몰래 찍은 (고가로 신문사에 팔 수 있었을) 사진 뭉치가 든 봉투를 슬며시 내민다.
‘방문한 도시 가운데 어디가 가장 인상적이었나’를 묻는 마지막 질문에 처음에는 ‘각 도시 모두가 각각의 아름다움을…’

이라며 외교적(?)인 답변을 하려던 공주는 일순 말을 끊었다가 다시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로마입니다. 

로마 방문에서 있었던 일들을 나는 살아있는 동안 평생 가슴 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Hepburn 특유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커다란 눈망울로 Joe를 바라보며 두 사람만의 

애틋한 마지막 석별의 아쉬움을 나눈다.
공주의 넘치는 기품과 교양 그리고 인간에 대한 믿음, Joe와 Irving 두 사람의 따뜻한 인간됨이 이루어 내는 이

인터뷰 장면은 정말로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덥혀주는 감동적인 장면이며, 우리나라의 높은 분들도

언론과 이 정도로 멋진 인터뷰 장면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하는 아쉬움을 갖게 하여주기도 한다.
이 작품이 첫 미국영화 출연작이었던 Hepburn은 이 데뷰작으로 그해 아카데미상 등 주요 영화상을 휩쓸어
대스타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를 함께 찍고난 후 Peck은 처음 자막 부분에 자기 이름을 먼저 크게
쓰려고 하는 파라마운트 영화사측에 ‘이 영화가 상영된 후에는 나보다 Hepburn이 더 큰 스타가 될 테니 두
사람의 이름을 같은 크기로 넣어야한다’고 했다는 에피소드를 여기 소개해둔다.

 

고3때(지금이야 중고딩생들이 이성과 함께 영화관 가는것이 아무렇지도 않지만, 60년대에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던 시절이였슴)  첫 여자친구와 함께 봤던 영화로 대단한 감동과 흥미를 느꼈던 영화다.

 

Audrey Hepburn 사진 100장 감상

 

재력가의 아버지, 귀족 집안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발레 수업도 받으며

배고픔과는 거리가 먼 유년 시절을 보내는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아버지가 투옥되고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이 전쟁은 귀족 집안의 부잣집 딸이었던 소녀를 한순간에 튤립 뿌리로 근근이 끼니를

해결하는 가난한 여자아이로 만들었습니다.

가혹한 전쟁을 겪으며 기적으로 살아남은 이 소녀는 훗날 아주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오드리 헵번'입니다.

오드리 헵번은 이후에 전쟁의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아들에게 편지로 남겼는데 다음의 글이
내용 중 일부입니다.

분명 전쟁은 끝났는데 내 인생은 여전히 전쟁 중이었다.
전쟁 후에 먹고살기 위해 안 한 일이 없었단다.
그러다 우연히 된 영화 단역 일을 하며 배우라는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됐단다.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발레를 할 때처럼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었지.

이 꿈이 생긴 이후로 호텔 접대원, 승무원, 담배 판매원까지 연기만 할 수 있다면
그 역할이 무엇이든 했지.
그러던 어느 날 내게도 기회가 찾아왔단다.

제작비가 부족했던 한 영화감독이 신인인 나를 캐스팅한 거야.

그리곤 그 감독도, 나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단다.
영화가 개봉하고 집 밖을 나섰는데 사람들이 날 보더니 놀라 소리치며 말했어.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

그때, 그동안 나를 지치고 힘들게 했던 내 전쟁도 끝이 났단다.

아들아 삶은 항상 좌절을 주고 때론 네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단다.
하지만 그때마다 기억해주겠니.

세상은 꿈을 좌절시킬만한 힘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만 거기까지일 뿐,

다시 한번 해보려는 마음까진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러니 좌절할지라도 계속 꿈은 꾸어라.
인생은 변덕이 심해서 이유 없이 모든 것을 앗아가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자에겐,
꼭 한번 기회를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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