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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클래식

Mendelssohn/Hebrides Overture-Fingal's Cave

by DAVID2 2025. 4. 12.

Mendelssohn/Hebrides Overture-Fingal's Cave

핑갈의 동굴

 

Overture to Die Hebriden in B Minor, Op.26 (Fingal's Cave)

Orchestre National de France conducted by Neeme Järvi.


핑갈의 동굴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북서쪽 연안에 가까운 대서양에 위치한 Hebrides 제도의

Staffa섬에 있는 암굴이다.   이 지방을 다스렸던 전설 속의 왕 핑갈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이 지방은 대서양의 파도가 밀려와 바위에 부딪쳐 하얗게 포말을 지으며 부서져내리는 속으로

기암절벽이 드러나 기가 막힌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핑걸의 동굴은 폭풍치는 바다를 가장 절밀하게 음악적으로 표현한 곡으로 꼽힌다. 

 

 

F.Mendelssohn - Hebrides Overture (Fingal's Cave)

hr-Sinfonieorchester – Frankfurt Radio Symphony
Conducted by Nicholas Bromilow

 

이 곡에 가장 열광했던 것은 영국인들이었는데, 그들은 이 위대한 작품이 자기네

나라의 자연환경을 그렸다는 사실을 뿌듯해했죠.

어떤 작가는 “이 곡은 바다의 위험을 곧장 연주회장으로 옮겨왔다”라며 경탄했습니다.

트롬본 없이 고전적인 2관 편성 오케스트라를 위해서 작곡된 이 서곡은 소나타

형식의 구성 원리를 따르는 등 형식면에서는 기존의 관례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바다의 율동과 그 위의 갖가지 형상들을 세밀하게

묘사했다는 점에서는 미래의 음악을 태동시키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이처럼 순수한 기악음악을 통해서 회화적⋅문학적⋅철학적 내용을 표현하는
표제음악은 낭만주의 시대에 가장 중요하게 대두된 장르 가운데 하나였고,

그 중에서도 ‘핑갈의 동굴’처럼 단악장으로 이루어진 ‘연주회용 서곡’은 1850년대

리스트가 창시하게 되는 교향시의 원형이 됩니다.  

 

 

음악은 은근한 일렁임으로 시작됩니다. 처음에 파곳, 비올라, 첼로로 제시되는 b단조의

중심주제는 파도를 연상시키는데, 이 주제는 이후에도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며 곡 전체를

지배합니다. 이 파도가 점차 진폭을 확장해 가는 동안 목관악기에서 흘러나오는 또 하나의

선율은 그 위에 떠 있는 바위의 모습을 떠올리는 듯합니다. 이제 바람이 점점 더 세차게

불어오고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모습이 묘사됩니다.  

이 파동이 잠시 가라앉으면 이윽고 파곳과 첼로가 D장조의 칸타빌레 주제를 차분하게  꺼내놓습니다.

 느긋하게 노래되는 이 선율은 잔잔해진 바다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배의 모습,

또는 항해하는 나그네의 객수와 기대감을 드러내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내 바다는 다시 거칠어지고

코데타에 등장하는새로운 주제는 마치 배를 뒤엎어버리기라도 할 듯이 격렬한 기세로 휘몰아치는

폭풍우와도 같습니다.전개부로 들어가면 갖가지 의성음이 들려오며 배가 섬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바닷새의 울음소리, 바다표범의 포효도 들을 수 있겠죠.

아울러 부서지는 파도와 물보라 소리, 어디선가 홀연히 불어와 귓가를 스치는 한 줄기 바람의 감촉도.

이후 음악은 계속해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변화무쌍한 바다의 모습과 그 항해 동안 멘델스존이

체험했던 긴박한 순간과 바다의 운치, 또 핑갈의 동굴에서 느꼈던 강렬한 감흥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