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1 면회 면회 가을물 드는 저녁빛바랜 가방 하나를 비탈진 가슴에 안고서 누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남자는 짧은 한숨 속에 숨겨진 긴 그리움을 짙은 담배 연기로 뱉어 놓고는 덥수룩한 휜 수염 속에 돋아난 지난날을 회상하더니 봄바람에 실졸음 오듯 눈을 감는다 “아버지…. 가지마예” 아내의 가출로 만신창이 된 집을 떠나 있을 만한 곳을 찾아 헤매다 돌아온 집에서하루를 전부 낮처럼 술과 함께 보내고 있는 피폐해진 아버지를 그래도 가족이라고 아픔을 배워버린 눈동자로 바짓가랑을 부여잡고 있는 아들을 보며 아버지의 가슴은 나만 태우다 굳는 촛불처럼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너한텐 애당초 부모는 없다고 생각혀라”는 말을 하고선 홀로 겨울을 나는 새처럼 집을 떠난 지 벌써 10년하고도 2개월이 흘렀고 빈 거리만 떠돌며 .. 2025. 3.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