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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문학·예술

피천득 / 오월

by DAVID2 2020. 5. 8.

하루하루 깊어가는 오월을 맞아 영문학자이자 수필가 그리고

나의 은사인 피천득 선생님의 시 '오월'을 소개합니다.



오월

-피천득-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물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은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선생님은 대학에서 교수 대신 선생으로, 학교 밖에서는 시인으로 불러주기를 원했습니다.

선생의 수필(隨筆)은 주로 짧은 음률(韻律)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탁월한 은유법(隱喩法)에서 나옵니다.

다섯 장 내외의 간결하고 함축성 있는 문장입니다. 시나 수필을 선생은 이것만으로 무난하게 완성합니다. 

선생의 문장이 돋보이는 것은 시적인 운율, 비유, 절제, 함축, 그리고 미적인 요소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선생의 시(詩)는 순결합니다. 향기로운 삶과 고매한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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