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백화점 입구는 선물 보따리를 잔뜩 든 사람들로 매우 복잡했습니다.
그 와중에 어떤 초라한 할아버지가 손을 내밀며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무심히 천원짜리 한 장을 꺼내 할아버지 손에 올려놓았습니다.
할아버지가 이번에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어느 청년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청년은 “할아버지 죄송해요, 버스 값밖에 없어요” 하였습니다.
그러더니 돌아서는 할아버지의 등에 대고, “아, 할아버지, 담배 태우실래요?” 하며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피를 꺼내 할아버지께 드리고 불까지 붙여드렸습니다.
천원을 받고는 무표정하던 할아버지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지며 “고맙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배려는 내가 가진 것이 많아서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없지만 나누려는 마음입니다.
대부분의 배려란 이처럼 남에게 행하는 일입니다.
<장영희 교수의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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