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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문학·예술

한상복 / 배려

by DAVID2 2013. 1. 21.

오래전에 읽었던 한상복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부제가 붙은 '배려'라는 좋은 책에서

몇가지 에피소드를 '배려'라는 제목으로 좋은글에 시리즈로 6회에 걸쳐 올렸다.

진정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심을 챙기기 전에 남을 생각하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두 한상복씨의 '배려'를 일독하고 남을 위해 배려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그의 저서 '배려'를 소개한다.

 

 

 

 

둥글게 함께 살아가는 방법, 배려

'나보다 못난 사람은 없다.'
내가 작업하는 화실에 써 붙여놓은 글귀다. 조금만 방심하면 한없이 오만해지는 인간의 나태함을 경계하기 위해, 수시로 이 글귀를 보면서 나를 다시 잡는다.

요즘 세상에는 잘난 사람이 참 많다. 얼굴이 잘생긴 사람, 돈을 잘 버는 사람, 말을 잘하는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 운동을 잘하는 사람……. 사방에서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기를 쓰고 노력한다. 모두가 자신을 봐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러다 보니 세상살이가 참 피곤하다. 너무 잘난 사람들만 있다 보니, 조금은 자신을 낮추고 남을 위하는 겸손과 배려의 미덕이 아쉽다. 그래서 그렇게 잘난 사람들 때문에 피곤해지거나, 잘난 사람이 되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쓰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배려>라는 책을 생각한다.

세상살이라는 것이 모자란 사람들끼리 서로 맞추어가면서 둥글게 둥글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데, 너무 모나게 내 것만을 내세우는 사람들만 있으면 각박해지고 사는 재미가 없어지는 법이다.

<배려>는 둥글게 살아가자고 얘기하는 책이다. 내가 얼마나 잘난 사람인가 보다는 남이(상대방이) 얼마나 잘난 사람인가를

먼저 생각해주고, 내가 얼마나 가진 것이 많은가 보다는 남에게 얼마나 많이 베풀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라고 가르쳐준다.

세상 사는 이치를 이처럼 쉽고 간단하게 풀어낸 책은, 작고한 미국의 만화가 찰스 M. 슐츠의 <스누피> 이후 처음이다.

물론 안다. 배려가 쉽지 않다는 것을. 하지만 어렵지도 않다. 언제 어느 때나 가능한 것이 배려다. 심지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해발 4800미터의 산 위에서도.

 

나는 2004년에 히말라야 사나이 박영석 대장과 함께 오세아니아의 최고봉 카르스텐츠(4884m)에 동행 원정을 간 적이 있다.

그 해는 박영석 대장이 7대륙 최고봉을 마무리하는 해였다. 5000미터가 채 안 되는 산이었으나 화산으로 생긴 산답게 용암이

치솟다 굳은 뾰족뾰족한 바위투성이로 공포를 느낄 만한 곳이 여러 군데 있었다.

새벽 1시부터 등반을 시작해서 4시간 동안의 주마링으로 능선을 오른 뒤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갔다. 바닥이 안 보이는 크랙을

건너고 오버행을 오르는가 하면 심한 비탈을 자일 확보도 않은 채 통과했고, 죽죽 미끄러지는 잔돌 부스러기 사면을 기다시피

건너서 8시간 만에 드디어 정상부근에 도착했다.

내가 먼저 도착했으니 정상에 먼저 올라가서 뒤따라오는 박영석 대장과 일행 네 명을 기다리면 되는 터였다. 허나 발걸음을

멈췄다.
박 대장이 도착하는 걸 기다린 뒤
"영석아, 네가 정상을 먼저 밟아라."
"아니, 형님. 연장자가 먼저 오르셔야죠."
"아니다. 나는 애당초 정상 욕심보다는 원정에 동참하는 것이 목표였다. 영석이 너처럼 거대한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네가 먼저 올라가는 것이 의미가 있어. 올라가라."
"고맙습니다, 형님."

 

박영석 대장이 나의 배려에 대해 감동을 했는지는 그 상황 얘기를 다시 꺼내지 않았으니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멋진 배려였다.
그 뒤 나는 또 다른 배려를 얼마만큼 했나, 아쉽게 기억날 만한 배려는 없다.
그러고 보면 4년 전, 산꼭대기에서 배려 한 번 하고 아직 배려한 적이 없는 걸로 봐서 나도 참 빡빡하게 인생을 꾸려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관상'이다. 관상에 대해 공부하면서 새삼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과 행동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 이 나이가 되어 이제 웬만한 건 놀랄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알면 알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놀랍고도 신기한 것이 사람의 일이요, 세상의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늘 결론은 같다. 모두가 함께 어울리며 사는 세상인 것이다. 내가 잘나서 저만큼 앞서 간다고 해서 더 행복한 것도 아니고, 내가 못나서 이만큼 뒤쳐진다고 해서 더 불행한 것도 아니다.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나란히 어깨동무하고 천천히 그러나 즐겁게 걸어갈 때 비로소 행복해졌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새롭게 맞이한 2008년.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조금만 더 배려하며 살아야겠다. 시작은 비록 사소할지 몰라도, 결과는 기대 이상일 것이다.

 

추천자: 허영만 화백

책소개

주인공 '위'는 수석으로 입사하여 회사 내에서 고속 승진을 계속하던 인물이다.

그런데 갑자기 정리대상으로 지목받는 프로젝트 1팀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혼란에 빠진다.

거기다 그를 못 견뎌하며 집을 나간 아내는 이혼서류를 보내온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긴 거지? 난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야. 이건 너무 부당해..."

어느날 갑자기 닥쳐온 혼란스런 상황 앞에서 위는 과연 어떻게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의 길을 발견한 것인가?

늘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11층에서 만난 '인도자'가 그에게 준 카드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이 책은 너와 내가 경쟁하는 삶이 아니라, 함께 배려하며 사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공존의 길임을 보여주는 한국형 자기계발 우화다.

주인공 위는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온 현대인의 상징이다.

위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을 통해, 혼자만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 또한 내가 먼저 베풀며 나누는 삶이 주는 감동도 느낄 수 있다.

[네이버 제공]

 

 

한상복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원고와 성균관대 영문과를 나왔다.

91년 대학 재학 중, 친구를 따라 ‘시험 삼아 본’ 공채시험에 운 좋게 합격해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전한다.

신문사 재직 시절에 ‘시체 처리 전담반’으로 활약하기도 했다는 이색적인 경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경제신문과 이데일리에서 취재기자를 지녔다.경제통신사인 이데일리에서는 증권부 기자로 일했다고 한다.

그는 짧지 않은 12년간 기자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귀울였다.

한 때 서울 강남에서 벤처 관련 사업도 한 적이 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벤처 뒤집기』 라는 책을 펴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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