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가요·가곡

둘다섯 / 밤배 외

by DAVID2 2012. 5. 4.

국민애창곡으로 오랫동안 불린 <밤배>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서경적인 가사로 정감을 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애잔한 느낌을 주는 노래였다. 그러다 작사자 이두진이 노래가 발표된 지 32년이

지나 노랫말에 얽힌 사연을 밝히면서 궁금증이 풀리고, 노래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이두진은 지난 2007년 인터넷 팬카페 「둘다섯과 다정한 사람들」에 밤배 이렇게 만들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1973년 남해를 여행하던 중 금산 보리암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는데, 발아래는

남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고 상주해수욕장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며 캄캄한 밤바다에 작은

불빛이 외롭게 떠가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인상을 그대로 메모해 즉석에서

흥얼거려 보니 어느 정도 노래가 되어 그 다음날 서울로 올라와 다듬어 밤배를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글에서 또 아직도 보리암에서 바라 본 밤바다의 작은 불빛, 그 밤배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며 가야할 목적지를 향해 쉼 없이 가야하는 밤배는 거친 바다와 싸우며 삶을 영위해 가는 어민들의

운명이기도 해, 그래서 밤배 노래는 그들에게 바치는 노래이기도 하다고 했다.

 

둘다섯/밤배

 

검은빛 바다 위를 밤배 저 밤배
무섭지도 않은가봐 한없이 흘러가네

밤하늘 잔별들이 아롱져 비칠 때면
작은 노를 저어 저어
은하수 건너가네

끝없이 끝없이 자꾸만 가면
어디서 어디서 잠들 텐가
음 ~ 볼 사람 찾는 이 없는
조그만 밤배야

*끝없이 끝없이 자꾸만 가면
어디서 어디서 잠들 텐가
음 ~ 볼 사람 찾는 이 없는
조그만 밤배야

 

 

<긴 머리 소녀> <얼룩고무신> <눈이 큰 아이> 등의 노래로 7080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남성 듀엣 둘다섯. 고교대학 선후배인 이두진과 오세복 두 멤버의 성 이(둘)와 오(다섯)를

따 팀 이름을 지은 둘다섯은 1970년대 대학생가수라는 이미지와 감미로운 목소리, 그리고

풋풋한 사랑얘기가 담긴 노랫말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75년 발표한 1집에 실린 <긴 머리 소녀>가

인기곡으로 떠오르면서 대학가와 공단의 여대생과 여사원들 사이에 긴 머리가 유행할 정도였다.

이어 이두진이 노랫말을 짓고 오세복이 곡을 붙인 <밤배>가 히트를 치면서 둘다섯과 그들의 노래는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머리를 기르고, 밤배를 타고피서를 가는 게 붐을

이루기도 했다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밤배>는 감성을 자아내는 멜로디와 아름다운 노랫말로

한 때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긴머리 소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