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나마 그런대로 욕많이 안 먹고 살수있었던 것도 다, 그분의 덕분입니다.
성직자로 높은 지위에 까지 오른것도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다, 그분의 덕입니다.
속으론 겁이 나면서도 권력에 맞설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다 그분의 덕입니다.
부자들과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는 유혹이 많았지만 노숙자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다 그분의 덕입니다.
화가나 울화가 치밀때도 잘 참을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분의 덕입니다.
나중에 내가 보고도 약간은 놀란 내가 쓴 글 솜씨도... 사실은 다 그분의 솜씨였습니다.
내가 한 여러말들... 사실은 2천년전 그분이 다 하신 말씀들입니다.
그 분의 덕이 아닌 내 능력과 내 솜씨 만으로 한 일들도 많습니다.
빈민촌에서 자고 가시라고 그렇게 붙드는 분들에게 적당히 핑게대고 떠났지만..
사실은 화장실이 불편 할 것같아 피한 것이 였습니다.
늘, 신자들과 국민들 만을 생각했어야 했지만, 때로는 어머니 생각에 빠져 많이 소홀한 적도 있습니다.
병상에서 너무아파 신자들에게는 고통중에도 기도하라고 했지만 정작 나도 기도를 잊은 적도 있습니다.
이렇듯 저는 여러분과 다를바없는 아니, 훨씬 못한 나약하고 죄많은 인간에 불과합니다.
이제 저를 기억하지 마시고 잊어 주십시요.
대신 저를 이끄신 그분 죽음도 없고 끝도 없으신 그분을 쳐다보십시요.
그 분만이 우리 모두의 존재 이유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제가 마지막으로 남겼다는 말 '서로 사랑하십시요' 사실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그 분의 말씀이십니다. 저는 손가락 일 뿐입니다. 손가락을 보지말고 그분을 쳐다보십시요.
- 천국에서 김수환 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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