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제주, 앉아서 본다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
카메라 15개·GPS 수신 장비 배낭처럼 메고 걸으며 촬영
구글 전시 사이트·지도 통해 어제부터 성산일출봉 등 공개
푸른 언덕 위에 솟아있는 성산일출봉, 용암이 흘러 굳어진 해안 절벽, 기이한 암석이 늘어선 거대한 자연 동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도의 경관이 마치 그 앞을 걸어가듯 360도 파노라마 이미지로 펼쳐졌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유산과 350여점의 제주 문화유산이 구글 지도와 구글의 온라인 전시 사이트인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www.google.com/culturalinstitute)에서 처음 공개됐다.
아밋 수드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디렉터는 30일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오늘부터 전 세계 어디서나 안방에 앉아서
제주의 풍광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첨단 장비 메고 걸어가며 촬영
앞서 29일 오후 구글 스트리트 뷰 촬영팀과 함께 거문오름에 올랐다.
"여기 달린 15개의 카메라가 2.5초에 한 번씩 동시에 사진을 찍습니다. 그 이미지들이 360도 파노라마 형태로 구성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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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만장굴 내부모습. (위 오른쪽)수중에서 물질하는 해녀의 모습. (아래)29일 제주도 거문오름에서 울프 스피처 구글 매니저가 카메라 15개가 장착된‘트레커’를 어깨에 메고 걸어가며 풍광을 담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18㎏짜리 장비를 둘러멘 울프 스피처 구글 프로그램 매니저가 설명했다.
장비는 구글의 최신 스트리트 뷰 기술이 배낭에 장착된 카메라 시스템 '트레커(Trekker)'. 원래 자동차 지붕에 설치해 도로를 찍도록
설계된 장비인데, 자동차가 갈 수 없는 곳에는 사람이 어깨에 메고 걸어다니며 촬영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축구공처럼 생긴 윗부분에 15개의 카메라와 GPS 수신 장비가 장착돼 있다.
울프 스피처씨는 이날 거문오름을 함께 올라가며 촬영 과정을 시연했다. 분화구 내부에 있는 용암 협곡과 풍혈(風穴), 식나무·붓순나무
군락 등 독특한 식생까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구글은 우선 성산일출봉·거문오름·만장굴을 촬영해 공개했고,
앞으로 천지연폭포·한라산 등 다양한 제주 명소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육안으로 못 보는 이미지도 생생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 및 고대의 세계 유산을 소개하는 '월드 원더스(World Wonders)'
▲예술 작품을 전시한 '아트 프로젝트'
▲사진·동영상·문헌 자료를 기반으로 하는 '역사적 순간'이다.
제주의 자연 풍광은 '월드 원더스'에 있다.
폼페이 유적지, 앙코르와트, 스톤헨지, 타지마할 등 세계 유적지를 생동감 있게 둘러볼 수 있다.
이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유물 숫자는 60개국 620만개에 이른다.
지금까지 1900만명이 웹사이트를 방문했고 누적 페이지뷰만 2억건을 넘겼다.
아밋 수드씨는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의 천장 벽화를 보여주며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샤갈의 서명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문화유산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을 비롯해 한복, 한옥 등이 소개되고 있다.
국립제주박물관과 제주해녀박물관이 소장한 유물·동영상도 이번에 포함됐다.
'제주 해녀' 동영상을 클릭하면 물질하는 해녀의 '휘이익' 하는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해녀 고경순(64)씨는 "제주도 해녀 수가 점점 줄고 있고, 현재 활동 중인 해녀 대부분이 60세 이상의 고령이어서
더 늦기 전에 이를 기록해 세계에 알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www.google.com/culturalinstitute를 필히 방문해 보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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