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영화 한편 봤다.
지난해 말 국제시장을 본후 첫 영화니까 약 4개월 만이다.
음악에 관한 영화라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꼭 보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개봉한지 한달이 지나서야 보게 되었다.
아래 영화의 예고편과 마지막 장면인 드럼 솔로를 비롯해 영화의 OST 전곡을 올린다.
Whiplash (2014)
Whiplash 예고편
마지막 씬중 드럼 솔로 장면
Whiplash OST 전곡
01. [00:00] Snare Liftoff (I Want To Be one Of The Greats)
02. [00:44] Overture
03. [04:01] Too Hip To Retire
04. [07:06] Whiplash
05. [09:00] Fletcher's Song In Club
06. [10:31] Caravan
07. [19:45] What's Your Name (If You Want The Part, Earn It)
08. [21:17] Practicing
09. [23:01] Invited
10. [23:56] Call From Dad
11. [24:35] Accident
12. [29:58] Hug From Dad
13. [31:11] Drum & Drone
14. [32:48] Carnegie
15. [33:23] Ryan / Breakup
16. [33:54] Drum Battle
17. [36:05] Dismissed
18. [38:50] Good Job (He Was A Beautiful Player)
19. [40:21] Intoit
20. [43:41] No Two Words
21. [45:23] When I Wake
22. [48:15] Casey's Song
23. [51:13] Upswingin'
24. [53:26] First Nassau Band Rehearsal / Second Nassau Band Rehearsal /
Studio Band Eavesdrop / Studio Band Rehearsal After Breakup
기타 자세한 내용과 감상 포인트에 대해서는 아래 조선일보의 기사로 대신한다.
[한현우의 팝 컬처] 영화 '위플래쉬' 감상법
30세 감독이 19일 만에 촬영한 아카데미賞 3개 부문
수상작
격정적 재즈 드럼 깊은
울림에 열정적 배우들이 대변해 주는
가슴속에 담아둔 얘기 들으며 '나는 누구인가' 自問하게
돼
영화 마지막 10분, 주인공의 드럼 연주가 시작되고 악보 음표를 둘로 쪼개서 엄청난 속도로 연주하는 '더블타임 스윙' 주법이 이어졌다.
이렇게 영화가 끝나는구나 하는 생각과 이대로 영원히 끝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동시에 교차했다. 주인공의 드럼 스틱은 스네어와
심벌을 두들기는 게 아니라 관객의 심장과 머리를 두들기고 있었다. 재즈 명곡 '캐러밴'의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스크린도 까맣게 꺼져버렸다.
아, 인정머리 없는 감독
같으니라고! 주인공에게 박수 한 번 주기가 그렇게 아깝더냐.
올해 서른 살인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영화 '위플래쉬'가
관객 100만명을 넘었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조차 소규모인 제작비 35억원짜리
영화가 전 세계에서 350억원 흥행 수입을 올렸다. 하루 14시간씩 19일 만에, 그야말로 더블타임 스윙 빠르기로 찍은 이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상 세 부문을 차지하고 한국에서 개봉해 느닷없는 드럼
열풍을 몰고 가는 중이다.
최고 연주자가 되려는 음대 신입생과 그를 조련하는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음악 영화가 아니다. 포악하고 변태적인 선생과 비정상적으로
최고에 집착하는 학생을 두고 관객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가 풀밭에 뉘었다가 다시 폭풍 속에 집어 던지는 격정의 드라마다. 한국에서 아무도 듣지
않다시피 하는 재즈, 그것도 둥둥이나 챙챙 소리밖에 내지
않는 악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이토록 열광적 반응을 얻는 게 반가우면서도 의아하다.
플레처(선생)는 대체 왜 때론 호랑이, 때론 승냥이의
얼굴로, 심지어 때론 강아지의 표정을 지어가며 열여덟 살짜리 앤드루(학생)를 몰아쳤다
풀어줬다 하는가. 그는 정말 찰리 파커(색소포니스트)에게 심벌을 집어 던진 조 존스(드러머)가 되려고 한 것인가. 아니면 그냥 모차르트를 질투한
살리에리에 불과했는가.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 의문점은 남는다. 그것이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영리한 점이며 또 영화라는 예술을 보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위플래쉬(Whiplash)'는 재즈 곡명이면서 채찍질이란
뜻도 있다. 플레처는 제자의 뺨을 때리고 거짓말을 하고 관객 앞에서 모욕을 주며 채찍질한다.
드럼 연주를 중단시킨 뒤 "이번에 박자가 빨랐냐 느렸냐"를 다그치는 선생 앞에서 아마추어 드러머는 발가벗겨진 채 광장에 선 듯 무기력하다.
관객도 그와 함께 두 손으로 국부(局部)를 가리고 광장 한가운데에 선 것 같다. 정작 선생 자신이 피아노로 연주하는 유일한 곡은 템포 느린
보사노바 발라드다. 관객은 그의 비열함에 치를
떤다.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이 영화 최고의 카타르시스는 맨 마지막 10분에야 시작되지만 그 전에도 자잘한 통쾌함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장면은 주인공이 가족과
'뮤지션이 된다는 것'에 대해 논쟁하는 장면이다. 미식축구 선수인 사촌이 43야드짜리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MVP가 된 것을 다들 축하하자 주인공이
쏘아붙인다. "3부 리그잖아요. 2부도 아니라고요." 아버지가 "34세에 빈털터리가 되고 술과 마약에 취해 죽는 게 성공이라고 할 수는 없지"라며
찰리 파커를 빗대 한마디하자 아들이 대꾸한다. "나는 서른넷에 죽어도 사람들이 두고두고 이야기하는 그런 사람이 될 거예요.
부자에 맨 정신으로 살다가 아흔 살에 죽어도 아무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 되진 않을 거라고요!" 관객 대부분은 부자로 아흔 살까지 살고 싶다.
그러나 언젠가 한때 가슴에 품었던 말들을 대신 해주는 영화 속 주인공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주인공은 이어 막 사귀기 시작한 여자 친구를 만나 절교를 제안한다. "나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계속할 거야.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고,
넌 점점 더 날 만나기 어려워질 거야. 우리 사이는 점점 나빠질 거고, 넌 점점 더 날 미워하겠지. 넌 드럼 좀 그만 치고 함께 시간 보내자고 하겠지만
난 그러지 않을 거야. 오히려 네가 날 끌어내리려 한다고 생각하겠지. 그러면 머지않아 우린 서로 미워할 거야. 그러기 전에 아예 지금 헤어지자고."
그러고 잠시 침묵했다가 한마디
덧붙인다. "난 최고가 되고 싶거든."
영화는 영화다. '위플래쉬'의 선생과 학생 모두 미쳤고
정신분열이고 변태다. 그렇게 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이 영화의 배우들은 관객 가슴 깊은 곳에 있는 오래된 스위치 하나를 딸깍 하고 켠다. 나는 잠시라도 저만큼 무엇인가에 미쳐본 적이 있는가.
아무도 납득하지 못하지만 나만의 확신을 갖고 천길 낭떠러지까지 나 자신을 밀어붙인 적이 있는가. 낭떠러지는커녕 계단 하나 내딛지 못하고
군중 속에 파묻혀 '만점 80점'짜리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는가.
영화에서
플레처는 앤드루의 눈을 찌를 듯 쏘아보며 되풀이해 묻는다. "너는 누구냐?" 극장을 나오며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게 되는 것이다.
너는 도대체 누구냐.
조선일보 한현우 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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