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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문학·예술

윤석구 / 늙어가는 길

by DAVID2 2022. 6. 25.

 

늙어가는 길
                이원오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었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 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않은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석당 윤석구 시인은 1940년 출생으로 ㈜에이스침대 대표, 한국동요문화협회장,

한국동요박물관 명예관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아동문학가이자 동요작가로 활동하면서

‘동요 할아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동요사랑 운동가다.

개인 시집으로는 『첫눈에 반하다』, 『늙어 가는 길』, 『젊어 가는 길』이 있고,

공저시집으로 『시가 골목길로 내려왔다』 등이 있다.

출처 : 이천설봉신문(http://www.2000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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