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잡동사니

東家食 西家宿

by DAVID2 2013. 6. 17.

東家食 西家宿 

 

동가식 서가숙

동쪽 집에서 먹고 서쪽 집에서 잔다.

정처 없이 떠도는 사람의 인생 (출처; 天平御覽) 

 

(齊)나라에 사는 처녀에게 동쪽 집과 서쪽 집의 아들들이 각각 청혼했다.
동쪽 집 아들은 부자였지만 얼굴이 못 생긴 반면 서쪽 집 아들은 가난하지만 대단한 미남이었다.

부모가 처녀에게 말했다.

 

동쪽 집 아들을 원하면 왼쪽 어깨를 드러내고 서쪽 집 아들을 원하면 오른 쪽 어깨를 드러내라.

 

망설이던 처녀는 두 어깨를 다 드러냈다.
놀란 부모가 이유를 묻자 처녀가 대답했다.

 

낮에는 동쪽 집에 가서 잘 먹고 잘 입기를 원하고 밤에는 서쪽 집에 가서 자고 싶기 때문이지요.

 

처녀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동가식 서가숙은 원래 지나친 욕심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런데 뜻이 변해서 떠돌이 인생을 의미하게 되었다.

 

요즈음 연애는 상대가 두 명만이 아니라 여러 명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상대가 네 명인 여자의 경우, 아침에는 동쪽에서 스파게티 먹고 커피 마시고, 점심에는 서쪽에서 탕수육 먹고 선물 받고,

저녁에는 남쪽에서 비프스테이크 먹고 밤에는 북쪽에서 미남과 잔다.

 

상대가 여덟 명인 경우는 더 복잡해진다.
동서남북에다가 동북쪽, 동남쪽, 서북쪽, 서남쪽을 추가해야 한다.
상대가 열두 명인 경우에는 동북동, 동남동

 

선거 때마다 소속 정당을 바꾸고 여기서도 기웃거리고 저기서도 기웃거리는 철새 정치인들이 너무나도 많다.
대통령이 바뀔 대마다 혁신을 외치면서 새로운 정당을 만든다.

 

분열을 통합이라고 부른다.
그런 철새들에 비하면
동가식 서가숙이 소원이던 제나라의 처녀는 차라리 성녀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세상이 그만큼 변했다.

 

-착한 이웃 에서- 

 


 

동가식 서가숙의 욕심은 제나라 처녀만 가졌던 것이 아니다.
요즘 총각, 처녀들 부자집에 장가, 시집 가서 호의 호식하면서 몸매 좋고 힘 좋은 애인 만들어서

낮 시간에 아내나 남편 몰래 즐기면 된다는 엉뚱한 생각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걱정이다.

 

정숙한 본부인과 예쁜 첩들 거느리고 산 옛날 남자들은 바쁘게 동쪽, 서쪽 돌아다닐 필요 없었을 테니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기타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마와 책   (0) 2013.07.05
맥주의 기원   (0) 2013.06.19
기막힌 순간포착 30선 (3/3)  (0) 2013.06.04
기막힌 순간포착 30선 (2/3)  (0) 2013.06.03
기막힌 순간포착 30선 (1/3)  (0) 2013.06.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