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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문학·예술

도종환/담쟁이

by DAVID2 2012. 5. 4.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도종환 시, 김정식 곡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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