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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클래식

Mozart / Piano Sonata No 8 in A Minor K310

by DAVID2 2013. 12. 1.

 

Piano: Claudio Arrau
 

1악장: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A단조, 4/4박자. 비장하고 역동적인 행진곡풍의 제1주제로 출발한다.

오른손의 부점 리듬과 왼손의 집요한 반복 코드들이 긴장감을 더하며 격정과 균형을 절묘하게 양립시킨다.

혹자는 이 주제를 글루크의 <아르미다>와 <아울리스의 이피게니아>가 파리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던

시절의 영웅적 파토스와 연관 짓기도 한다.

제2주제는 C장조로 등장하지만, 16분음표의 어지러운 나열 탓에 서정성과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인다.

 이 악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발전부는 제1주제를 바탕으로 다채로우면서도 극적으로 구성되고,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의

선율이 베이스로 내려가는가 하면 제2주제도 A단조로 나타나는 등 끝까지 긴장된 분위기를 이어나간다.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 콘 에스프레시오네

F장조, 3/4박자. 앞선 악장에서의 긴장감을 진정 내지 승화시키려 노력을 보여주는 듯한 세련된 아름다움을 지닌 악장이다.

하지만 중간부에서는 다시금 단조의 흐름이 떠오르며 고도의 정서적 혼란과 긴장감을 유발한다. 아울러 이 악장에서는

  꾸밈음의 처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선 무언가를 표현할 때에만 의미를 지닌다.

 

3악장: 프레스토

A단조, 2/4박자. 론도 형식. 다시금 첫 악장의 비극적 분위기로 복귀하는 듯한 이 악장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악장들 가운데 가장 음울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이번에 그 격정은 겉으로 분출되기보다는 수면 아래에서 요동치는 것처럼 보인다.

 

Piano: Sviatoslav Richter

 

 

비운과 격정의 소나타

‘A단조 소나타’는 1778년 초여름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된다. 모차르트가 파리에서 연이은 불운에

신음하고, 어머니의 와병으로 불안해하던 시기의 소산이다. 때문에 이 곡에 그러한 정서와 심경이

반영되어 있다는 견해가 널리 통용되고 있다.

스물두 살의 천재 작곡가가 탄생시킨 지극히 주관적이고 숙명론적인 작품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들 가운데 가장 어둡고 긴장감 넘치며, 그

 격정적인 흐름에서는 비통한 기운마저 감지되곤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는 이 곡이 단순히 파리에서 접한 새로운 음악적 자극에 대한

모차르트의 본능적 반응이었을 뿐이라는 견해도 존재함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다만 이 곡의 자필악보는 어지러이 흩어진 음표들과 주체하지 못하고 마구 그어진 듯한 보표,

그리고 과감한 축약 등으로 점철되어 있는데, 이것을 어떤 이는 걷잡을 수 없는 격정의 표출로

해석하고, 어떤 이는 창작열의 거침없는 분출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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