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빈 공간이 있으므로 그릇의 쓸모가 생겨난다
육체나 환경 따위는 무시해 버려라.
이름이나 나이 그리고 직업과 같은 세속적인 신분과 위치도 잠시 잊어라.
당신이 존재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없음', 그 공간에 머물러라.
없음으로부터 세상을 들여다보라.
그리고 물질적인 존재인 당신의 가치가 전적으로 없음에 달려 있음을 감사하게 여겨라.
오늘은 당신 안의 이 '없음'과 친해져라.
끊임없이 더해가야 마음이 놓입니다.
덜어내고 비우는 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자가 말한 '그릇'처럼, 있음이 쓰임을 가지기 위해서는 없음이 필요합니다.
채우기만 해서는 정작 쓰임새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공부도 단순한 앎으로서의 지식은 쌓아갈 수야 있겠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쓰임새가 있는 '지혜'가 되려면 덜어내고 비워야 합니다.
그는 '사변록(思辨錄)을 쓴 그는 주자학을 비판해 노론으로부터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지목받았던 인물이지요.
"수레가 있어 물건을 싣고 그릇이 있어 물건을 담고 집이 있어 거주하니 이 세 가지는 모두 공간을 차지함,
곧 '유'(有)에 바탕하여 이로움을 삼는다.
그러나 그 효용에 있어서는 모두 가운데 빈 공간에 의지해서 사물을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무'(無)는 비어 있는 중앙을 말한다."
('서계전서' 중 '新註도덕경', 김학목 역, '박세당의 노자', 102p)
적어도 15분 정도는 당신 자신 안에 자리한 '비움' 속에서 살아보라"고 말했습니다.
주말을 맞이해 "빈 공간이 있으므로 그릇의 쓸모가 생겨난다"는 노자의 글을 다시 보며,
'비운다는 것'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예병일의 경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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