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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교실

by DAVID2 2022. 2. 23.

어떤 교실

 

 

몇 년 전 미국 테네시주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5학년 모스리는 항암 치료를 받느라 머리카락이 모두 빠졌다.

아이들이 모스리를 위해 치료비를 모으겠다고 나서자

교장 선생님은 자기는 삭발을 하겠다고 했다.

머리카락이 없는 모리스에게 용기를 주고 치료비 모금을 북돋우기 위해서였다.

 

백발의 교장 선생님이 단상에 올라 머리를 밀기 시작하자 여선생님들까지 잇달아 단상으로 올라갔다.

선생님들이 머리를 미는 모습에 전교생이 눈물을 흘리며 모리스의 건강이 나아지길 기도했다.

아이들이 꼬깃꼬깃 내놓은 돈은 모금 목표를 훌쩍 넘어 1만5000달러에 이르렀다.

 

 

얼마전 비슷한 일이 캘리포니아 한 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도 있었다고 한다.

열 살 소년 셀린카는 뇌종양으로 7주 동안 방사선 치료를 받고 머리카락이 모두 빠졌다.

다행히 건강이 좋아져 학교에 다시 갈 수 있게 됐지만 

친구들이 머리카락 하나 없는 자기를 어떻게 볼까 두렵고 창피했다.

 

마침내 학교에 가 교실 문을 여는 순간 셀린카는 깜짝 놀랐다.

같은 반 아이들 열다섯 명 모두가 빡빡머리였다.

셀린카의 등교를 앞두고 모두 이발소에 가 동반 삭발을 한 것이었다.

한 아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뭔가로 도와주고 싶었다"고 했다.

 

 

작년 온양여고 2학년 5반 학생들이 청각장애 친구의 공부를 도와주려고 수화(手話)를 배운 일이 있다.

반면 보통 사람과 조금 다른 외모나 행동거지를 보면 집요하게 차별하고 괴롭히는 아이도 많다.

어려운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은

말이나 캠페인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남에 대한 배려를 작더라도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 그게 교육이다.

 

조선일보 김태익 논설위원

 입력 : 2013.06.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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