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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문학·예술

Van Gogh 그림 감상 (3)

by DAVID2 2012. 5. 24.

 

 

Peasant Man and Woman Planting Potatoes
Oil on canvas April 1885
Kunsthaus Zürich Zürich Switzerland

 

“밀레나 드 그루 같은 화가들이 "더럽다, 저속하다, 추악하다, 악취가 난다" 등등의
빈정거림에 귀를 기우리지 않고 꾸준히 작업하는 모범을 보였는데,
내가 그런 악평에 흔들린다면 치욕이 될 것이다.
농부를 그리려면 자신이 농부인 것처럼 그려야 한다.
농부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며 그려야 할 것이다. ”

-1885. 4. 30-

“늙고 가난한 사람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들을 묘사하기에 적합한 말을 찾을 수가 없다....,
인물 화가들과 거리를 산책하다가 한 사람에게 시선을 주고 있는데
그들은 "아, 저 지저분한 사람들 좀 봐" "저런 류의 인간들이란"하고 말하더구나.
그런 표현을 화가한테서 듣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지.
그래 그런 일이 나를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런 장면은 사람들이 가장 진지하고
가장 아름다운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라 느껴졌다.”

 

 

 

Wheatfield with Lark
Oil on canvas 1887, 54 x 65.5 cm
Rijksmuseum Vincent van Gogh Amsterdam

 

“봄이 되면 종달새는 울지 않을 수 없다.”
반 고흐가 밀밭을 그린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봄과 같은 온화한 느낌을 준다.
밀 줄기는 아직 푸르고 하늘은 은은한 색조를 띠고 있으며, 날아오르는 종달새는 희망과 같은 새로운 삶의 상징처럼 보인다.
부드러운 봄바람으로 일렁이는 봄날의 밀밭 풍경이 사뭇 따뜻하고 밝다.

 

 


 
 
Farmhouse in Provence
Arles
Oil on canvas 1888
The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USA

 

“겨울은 눈 속에 깊이 파묻히고, 가을은 낙 엽 속에 파묻히고,
여름은 뜨거운 보리 속에 파묻히고, 봄은 풀 속에 파묻히는 것이야말로 ‘좋은’ 것이야.
여름은 머리 위 하늘과 함께, 겨울은 난로 곁에서,
풀 베는 남자들이나 농가의 처녀들과 함께 있는 것은 정말 ‘좋은’ 것이야.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하리라고 느끼는 것은 좋은 것이야.”

-1885년 6월 중순-
 
 
 

Sower with Setting Sun (After Millet)
Burlap on canvas November 1888. 73.5 x 93 cm
Foundation E.G. Bührle collection Zurich Switzerland

 

“저는 지혜롭게 일하는 순박한 농부야말로 진정한 문명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시에서는 정말 뛰어난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만큼 고귀한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답니다.
아무래도 분별 있는 사람을 만날 기회는 도시보다 시골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대도시에 가까이 살면 가까이 살수록 그만큼 사람들은 타락과 어리석음과 사악함의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드는 법이지요.”

-1883년 10월-

“진실에 도달하려면 열심히, 오랫동안 일해야 해. 그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정말 힘들게 얻어내려 하는 필생의 목표인 것이야. 하지만 너무 높은 곳은 바라보지 않겠어.
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비칠까?
보잘것없는 사람, 괴벽스러운 사람, 비위에 맞지 않는 사람...,
사회적 지위도 없고 앞으로도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갖지도 못할, 한마디로 최하 중의 최하급 사람....
그래 좋다. 설령 그 말이 옳다 해도 언젠가는 내 작품을 통해 그런 기이한 사람,
그런 보잘것없는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보여주겠다.”

-1882. 7-
 
 
 

Green Wheat Field with Cypress
Saint Rémy
Oil on canvas June 1889, 73.5 x 92.5 cm
Narodni Gallery Prague Czechia 

 

“푸른 하늘 아래 노랗고 빨간 꽃들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단다.”
“처음으로 사용한 부드러운 기법으로 인해 '밀밭'은 마이어 샤피로의 말처럼 '살아 숨쉬는 작품'이 되었다.
부드러운 기법이란 비단 가늘고 부드러운 붓놀림뿐 아니라,
검은색, 녹색, 빨간색 반점으로 미묘하게 강조된 금색을 말한다.”

맑은 공기, 태양 그리고 봄바람이 가득 스며들어 있다. 
 

 


Reaper
1889 Oil on canvas, 73 x92 cm
Van Gogh Museum Amsterdam, Netherlands

 
고흐는 그림 그리는 일을 언제나 ‘일한다, 작업한다, 노동한다.’고 표현했다.
이는 그림을 바라보는 고흐만의 태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노동자나 농민과 다르지 않게 살았음을 뜻한다.
인간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생존에의 본능,
변화에의 본능을 그림에 쏟아 부으며 위대한 유산을 남기곤 간 고흐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 무력한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해.
탐구를 계속해 나가다보면 스스로 이런 열정의 흔적과 시행착오를 발견하게 돼.
그것은 사람들이 바라는 평온함과 거리가 멀지. 평온하게 살고 싶다면 이런 삶은 버겁게 느껴질 것이야.
이 탐구는 소화불량을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 동요, 불안, 과도한 흥분상태에 빠지게 해.
또 마치 여름 폭풍우를 맞는 것처럼 숨도 막혀.”

-1883년 2월 8일-

그림그리기를 시작한 때의 이 초기 편지에서 보듯
그는 언제나 삶 앞에 열정과 진지한 탐구로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예술이라는 단어를 이보다 더 잘 정의한 말은 아직 듣지 못했구나.
'예술은 자연에 인간을 더한 것이다.'
자연, 현실, 진실,... 하지만 실상 중요한 것은 예술가가 자연 안에서 찾아내는 개념이나 특징이겠지.
거기에 적당한 표현을 찾아 주고, 원래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예술가의 일일거야.
예술가는 감정과 해석, 개성을 끄집어내고 표현하며, 분출시키고, 뒤섞으며, 해방시키고, 빛나게 한다.”

-1879년 6월-
“자연에 완전히 흡수된 상태에서,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해 그 감정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게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사명이란다.”

-1882년 7-
“나는 자연을 연구한단다.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지.
하지만 내 그림의 색이 실제 대상의 색과 같은지는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있어.
캔버스 위에서 아름답게 보이기만 한다면, 자연에서처럼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기만 한다면 말이야.”

-1885년 10월-
 
 

 
 
Vincent's House in Arles The Yellow House
Oil on canvas 1888.9.
72.0 x 91.5 cm
Vincent van Gogh Foundation Rijksmuseum Vincent van Gogh Amsterdam the Netherlands

 

“푸른 하늘 아래 노랗고 빨간 꽃들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어.
이곳의 맑은 공기에는 북쪽의 공기와는 다른, 좀 더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감도는구나.
마치 네가 가지고 있는 몽티셀리의 꽃 그림을 보는 것과 같은 울림이야.
나는 이곳에서 꽃을 그리지 않았던 자신을 원망했단다.
아, 들판에는 사랑스럽고 큼지막한 프로방스 장미가 있고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가 자라고 있어.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한 편의 시라고 해도 좋을 것 가구나.
햇볕은 끊임없이 내리쬐고, 그런데도 식물들은 싱싱한 초록빛을 잃지 않고 있단다.”

-1888년 9월-
고흐가 아를의 ‘노란 집’으로 옮겨와서의 편지이다.
작업하기에 좋게 햇빛이 잘 들었던 집으로 찬란한 노란색을 얻기 위해 여름 내내 취해 있었다는 고흐.
고갱과의 생활을 위해 프라스 라마르틴이라는 집의 한쪽에 세를 들어
“외벽은 노란색으로 칠하고 초록색 덧문이 달린 창으로는 아카시아 나무 등 푸른 나무로 가득한 공원이 보이고
내부는 완전 흰색으로 칠했는데 바닥은 붉은 타일을 깔았지요.
무엇보다 멋진 건 푸른 하늘! 그 아래의 아름다운 집으로 여기서 정말 내가 평안 속에 살면서
작품구상도 하고... 그림도 그릴 것입니다.”

고갱에게 보낸 편지로서 매우 흡족해 하던 집이다.
그리고 고갱의 방을 장식하기 위해 유명한 '해바라기' 연작을 이 집에서 그렸다.
또한 고흐는 이 집을 화가들이 교제 장소로도 쓰면 좋겠다고 생각해 집 안팎을 꾸몄다.
그리하여 그의 정성이 깃든 이 집은 고흐의 마음의 평화를 찾는 상징의 집이 되었고
1888년 5월부터 1889년 4월까지 살았던 곳이다.

“코발트 색의 하늘, 태양의 숨결 속에 자리 잡은 집이나 그 가까운 곳... 이 모티브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기필코 나는 그것을 쓸 만한 것을 해보이겠습니다.” 

  

 

 


Twelve Sunflowers in a Vase
Oil on canvas August 1888
Bayerische Staatsgemäldesammlungen Neue Pinakothek Munich Germary

 

“고갱과 함께 우리들의 작업실에서 살게 된다고 생각하니 무척 기쁘다.
그래서 작업실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어.
오직 커다란 해바라기로만 말이다. 열두 점 정도의 그림을 그려야 해.
그 그림을 모두 모아놓으면 파란색과 노란색의 심포니를 이루겠지.
매일 아침 해가 뜨자마자 그림을 그리고 있어.
꽃은 빨리 시들어버리는데다, 단번에 전체를 그려야 하기 때문이야.”

고흐는 고갱을 맞을 기쁨으로 1888년 여름에 몰두했던 '진노랑의 색조'에 대해 말하고 있다.
거의 노란색으로만 그린 해바라기 연작 다섯 점이 바로 그 색조를 강력히 보여준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그 효과는 대단하다.
<네 송이의 해바리기>와는 달리 고흐는 해바라기를 이루는 기본적인 색들만을 사용했는데
이 그림을 전반적으로 지배하는 색은 노란색이다.
고흐는 노란색의 여러 가지 채도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렸다.

“황금이라도 녹여 버릴 것 같은 열기, 해바라기의 그 느낌을 다시 얻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지.
온통 거기에만 집중해서 한 인간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

-1889년 1월-  

 

 


Landscape with House and Laborer
Oil on canvas 1889
33 x 41.4 cm
Collection of Otto Krebs Holzdorf
Now in the Hermitage St. Petersburg Russia

 
1881년부터 생을 마감한 1890년 까지 약 900점의 유화와 1100여 점 이상의
스케치와 드로잉등 총 2000여 점의 작품을 남겼을 뿐 아니라 빈센트 반 고흐가 생전에 남긴 편지는
모두 827통이다. 그중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가 668통으로황야의 외딴 영혼으로 살다 간 37년의
짧은 생애 동안 남긴 그림과 편지들이다.

처절하기 그지없는 사랑과 광기의 나날로 가득 찬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반 고흐.
그 수많은 편지에서는, ‘창조적 광기’의 신화와는 아주 동떨어진 모습의 반 고흐를 볼 수 있다.
편지는 대부분 뜨거운 태양 아래서 또는 태풍 속에서 그림을 그린 뒤, 집에 돌아와 녹초가 된 상태에서

 밤 늦게 까지 쓴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미처 보여 주지 못한 진실한 내면, 정신적 고뇌,
예술에 대한 열정 등 내면의 독백은 하나하나가 촘촘하게 잘 짜진 진솔한 문학작품 같다.
평생을 통해 끊임없는 대화를 나눈 빈센트와 테오,
그 중 대부분은 말 그대로 동생이면서 친구이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후원자요
영혼의 동반자이자 피난처였던 동생 테오에게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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