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어주는 여자 홍옥희가 해설하는 명화 산책, 르누아르의 '목욕하는 여인들'을 소개합니다. KTV가 6월 2일 방영한 그림 읽어주는 여자의 내용입니다
르누아르 / 목욕하는 여인들 Pierre Auguste Renoir / Bathers 르누아르가 여체에 더욱 천착했던 시기는 전쟁도 전쟁이지만, 죽음이 가까운 때였다. 노년의 르누아르는 극심한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온몸은 물론 오리발처럼 굳어진 손을 매일매일 뜨거운 물로 고통스럽게 녹여내고 다시 붓을 손에 묶어가면서도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풍부해졌다. 그렇게 사랑하는 여자를 어루만지듯 그려낸 풍만한 여성들은 어떤 특정한 한 여자가 아니다. 인간이 잊어버린 풍요로운 저 원초적 땅이자 자궁이다. 르누아르가 여자의 몸이나 관음하고 있는 한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살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보다 근원적인 아름다움에 천착하게 된 것. 르누아르의 촉각적인 누드 그림에 매료됐다. 이런 그림들은 고단하고 피폐해진 삶 속에 근원적인 생명력을 부여하고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생생한 활기와 생 명력을 갖게 한다. 당신은 살찐 여자를 천성적으로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눈으로 만져지는 이 충만한 여자들을 어떻게 마다할 수 있겠는가? 모피처럼 물결치는 그녀들의 살결은 상처받은 동물같이 으르렁거리는 당신을 안아주고 불안과 공포로 떨고 있는 당신을 위로한다. 이 풍만한 여체들은 당신이 더 이상 비본질적이고 창백한 인생을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이 원초적인 여자들은 당신을 비루한 지금의 삶에서 구원해줄 것이다. 살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말년의 르누아르에게 분홍색 젖가슴을 지닌 데데가 찾아온 것처럼! [유경희 미술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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