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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문학·예술

정호승 / 수선화에게

by DAVID2 2016. 8. 1.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중에서 -





억지로 떨쳐내려고 하지 마세요.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자포자기 하지도 마세요.
슬픔에 잠기지도 마세요.

외로움에 대처하는 자세는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숨을 쉬는 것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마주하면 됩니다.


<출처: 따뜻한 하루>



* 정호승 : 1950~.

정호승은 어두운 시대를 사는 슬픔과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아픔을

따뜻한 시선으로 위로하는 시를 써 왔다.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포옹> 등을 간행하였다.

이 외에도 소설집으로 <연인>, <항아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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