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stav Mahler / Sumphony No. 4 in G major
말러의 교향곡 4번을 들으면 천상의 삶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속에서 지상의 고통스러운 삶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악장 발전부의 클라이맥스에 나타나는
장송 행진곡의 나팔 소리라든지, 2악장에서 들려오는 저승사자의 무시무시한 바이올린 소리, 또 3악장에서
탄식하는 듯이 연주되는 오보에 소리가 그렇다. 이는 말러의 교향곡 4번에 담긴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측면이다.
이렇게 보면 말러의 교향곡 4번은 단지 천상의 삶을 평화롭게 묘사한 음악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말러의 교향곡 4번은 4악장 ‘천상의 삶’을 향해 일관성 있게 나아가는 단순한 구조인
듯 보인다. 그러나 말러는 이 교향곡이 지향하는 순수한 천국의 세계에 도달하기 위해 극도로 복잡한 조성
진행과 정교한 대위법을 사용하는 모순을 범한다. 여러 성부들을 엮어 복잡하고 현학적인 다성부 음악을
구성하는 대위법은 어린아이같이 순진무구한 음악을 만들어내기에 그다지 적당치 않다.
그래서 말러 연구가인 도널드 미첼은 이를 ‘순수와 경험의 경쟁’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이는 말러가 때
묻지 않은 천국의 ‘순수’에 이르기 위해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복잡한 기법을 사용한다는 뜻이리라.
이것은 또한 이 교향곡 공존하는 천상의 순수와 지상의 경험이라는 ‘이중성’을
암시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중성은 말러의 음악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어머니가 음식을 구하러 나간 사이 굶주림으로 죽어간 소년이 가난, 질병, 굶주림이 없는
천상의 세계에서 보고 느끼는 절대적 평온을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
"천상세계는 절대적 평온이 지배한다. 나는 어린이의 눈을 통해 천상의 생활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어린아이는 방금 천상 세계를 경험하고 우리에게 그곳이 어떤 곳인지 꾸밈없이 들려준다" 고
말러는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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